2013. 3. 7. 23:51
My Work/sketch
아침의 카페테리아는 점심 때 보다 사람이 적어 매우 한산하고 거의 모든 자리가 비어 있지만 오히려 점심 보다 더 활동적인 느낌이 든다. 일하는 사람들은 점심 메뉴를 위해 분주하게 준비를 하고 있고 학생들은 조금은 늦은감이 없잖아 있는 아침을 먹는다. 그들은 모두 하루를 시작한지 채 얼마 되지 않았다. 나는 잠이 조금 덜 깬 눈으로 그들을 바라본다. 입안에는 아침을 먹은 후 양치를 한 까닭에 아직 청량감이 남아있다.
카페테리아의 중앙에는 기둥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긴감이 없잖아 있는 벽이 있다. 그 벽을 등지고 한 여자가 앉아있다. 그녀는 거의 매일 그 자리에 있다. 내가 학교에 오는 아침부터 점심을 먹을 때 까지도 그 곳에 있는 것으로 보아 그 곳은 그녀의 지정석인 것 같다. 그녀는 언제나 노트북을 앞에 두고 노려보거나 타이핑을 하거나 한다. 아마도 작가가 아닐까, 내 생각은 그렇다. 어제 점심에는 그녀가 무슨 이야기를 쓰는지에 대해서 여러가지로 추측을 해 보았다. 길고 덥수룩한 검은 머리에 나이는 40대 초중반정도로 보이고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의 그녀는 의외로 달콤한 러브스토리를 쓸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글이 막히자 나는 옆에 있는 커피를 한모금 마신다. 입안에 민트향이 남아 끔찍한 맛이 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의외로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