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라미크로X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Notice

'호메로스'에 해당되는 글 1

  1. 2013.03.15 Orality (구술성)2
2013. 3. 15. 14:38 Project/History

언어가 말의 형태로 소통될 때 지니는 성질을 구술성이라 한다.[각주:1] 구술성은 대부분의 인구에서 문자가 통용되지 않는 사회에서의 사고와 언어의 표현이다. 구술성의 연구는 구두사회, 즉 문자가 없던 사회의 경제, 정치, 제도의 모든 인류 발전적 측면과 관련해 폭넓게 연결되어 있다[각주:2].

최근의 연구는 구술 사회 중 하나인 캄보디아의 마을 타케오와 문자사회를 비교해 구술이 복잡하고 끈끈한 사회 현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소쉬르는 가장 긴요한 것은 구술로 하는 말이며, 말이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음소론, 즉 언어가 음에 깃드는 방식을 연구했으며, 헨리 스위트는 단어가 문자로 짜인 것이 아닌, 기능을 맡은 음단위인 음소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다.[각주:3] 

윌터옹(Walter. J. Ong)

윌터옹(Walter. J. Ong)은 구술성을 1차적 구술성과 2차적 구술성으로 나누었다. 1차적 구술성이란 쓰기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구술성을 가리키며 2차적 구술성은 쓰기를 아는 사람들의 구술성을 가리킨다.[각주:4] 월터 옹은 문화의 단계를 전달매체에 따라 [구술·청각적 단계 → 문자의 단계 → 전파의 단계]로 변천해 왔다고 말하며 문자언어는 구술·청각언어가 변질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구술 청각언어와 문자언어를 대조하면서 구술·청각언어는 문자언어에 비해 더 현실성이 있고 진정한 언어이며, 내면성을 향한 특별한 감각적 열쇠를 지니고 있으며, 인간을 상호 결합시키는 힘을 발휘하며, 어느 언어보다 인간의 사고와 강한 친밀성을 지닌다고 강조하였다.[각주:5]

따라서 문자란 구술 언어의 한계로 인해 발명된 것으로 정보 전달과 역사의 기록, 보존이 용이하지만 전달자의 감정이나 내면을 구술 언어만큼 정확하게 전달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텍스트를 '읽는다'는 것은 음독이든 묵독이든 간에 그 텍스트를 음성으로 옮기는 일이다. 쓴다는 것은 '이차적으로 양식화된 체계'라고 할 수 있다. 모든 말의 표현에는 구술성이 잠재되어 있다. 목소리로서의 말은 쓰기에 의해 처음부터 배척 받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쓰기에 의해서 그 가치를 높였던 것이다. 

밀만 페리(Milman Parry)는 구술문화에 속하는 인식 세계 내지 사고의 세계 전체는 정형구적인 사고의 조립에 의지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예로 '호메로스의 문제'에 관한 그의 분석과 주장이다.

호메로스(Homeros, Homer(영)) 처음에는 실존을 인정했으나 18세기 이후 학계에서 실존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패리는 '원시적인' 호메로스의 시를 그 시 자체의 요소에 따라 분석했다. 패리는이를테면 호메로스의 시에는 어딘지 모르게 조화를 이루지 않은 곳이 있다고 종종 느꼈던 것이다. 그는 호메로스의 서사시가 타인의 시들을 짜집기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논했다. 호메로스의 시에 내재하고 있는 모든 특유한 특징들은 그 자체의 구술적 제작 방식에 의해 강요된 유기적 체계에 기인한다는 발견이다. 그러나 지금 그는 일종의 관용구집을 머리 속에 간직하고 있었다는 것이 분명해지기 시작했다. 호메로스는 거듭거듭 판에 박힌 문구를 사용했다. 즉, 그는 미리 만들어져 있는 방식을 이어붙였던 것이다. 구술문화에서는 일단 획득된 지식을 잊지 않도록 끊임없이 반복해야만 되었다. 지혜를 적용시키기 위해서도 그리고 또 효과적으로 사무를 처리하기 위해서도 고정되고 형식화된 사고패턴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플라톤때 변화가 일어났다. 기억을 도와주는 정형구 속이 아니라 씌어진 텍스트 속에 지식을 저장하는 새로운 길이 열렸던 것이다. 하지만 플라톤은 쓰기가 지식을 처리하는 수단으로서 기계적이고 비인간적이며 질문에 무책임하고 기억력을 손상시키는 것이라고 하여 쓰기를 유보할 것을 심각하게 표명한 바 있다. [각주:6]

사람들은 쓰기 시작한 이후로 기억하는 법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대학교 교양 수업 교수님께서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학생들 중에 열명 정도의 친구 전화번호를 외우고 다니는 사람이 있느냐는 교수님의 질문에 많은 사람들 중에 한 두명 정도만이 손을 들었다. 나는 친구들 전화번호 뿐만 아니라 심지어 가족들이나 내 전화번호도 외우지 못한다. 텍스트로 전부 남겨 놓았기 때문에 굳이 기억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식의 사용에 있어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을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어디에서 지식을 찾아야 하느냐가 관건이 된 것이다.

현대에 들어 매체가 발달함에 따라 다시 구술성이 강화되고 있다. 쓰기를 아는 사람들의 구술성인 제 2 구술성이란 바로 이를 나타낸 것이다. 그러나 매체 속의 구술성은 이전의 전통적인 구술성과는 달리 말과 문자가 뒤섞이거나 융합되는 현상이 드러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각주:7]

대부분의 사람들은 텍스트 보다 미디어에 더 열광한다. 말에는 단지 언어적인 요소 뿐만 아니라 비 언어적 요소 또한 포함되어 있다. 몸짓이나 억양 말투등이 그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이 사람의 감정과 의도를 표현하는 일인 만큼 우리는 말을 할때 의도와 감정을 최대한 전하기 위해 비언어적인 표현을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문자언어에서는 감정의 표현이 구술 언어보다 제한되어 있다. 문자는 일단 한번 세겨지면 그 후로 변하지 않지만 말은 화자나 시대에 따라 지속적으로 바뀐다.

그러나 이 말은 다시 바꿔보면 구술 언어는 화자나 시대에 따라 변질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소통의 대상은 가까워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모여서 살게 된 것이다. 따라서 구술 사회는 작고 결속력이 깊다. 그들은 추상적어거나 어떤 것을 정의 하는 것, 그리고 삼단논법과 같은 논리에 취약하며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데도 어려움을 느낀다. 자신을 집단과 동일시 여기며 따라서 자신에 대한 평가는 집단에 대한 평가로 조정되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반성적인 사유도 낯설게 느낀다.

이것은 다시 다시 현대 한국 사회로 비추어 보았을 때, 인터넷 커뮤니티 내에서 무리를 짓고 행동하는 것으로 치환될 수 있다."서구의 인터넷 사용이 정보적이라면 우리 나라의 인터넷 이용은 친교적이다. 논쟁 또한 논리적이기 보다는 감정적이다. 소통에서 친교성이 중시되고, 논쟁에 감정이 실리는 것은 구술문화의 특징이다. 해방 직후 우리나라의 문맹률은 90%. 그때만 해도 인구의 대부분이 구술문화에 속해 있었다는 얘기다. 그로부터 60여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 사회의 문맹률은 거의 0%에 가깝다. 서구에서 몇백 년이 걸린 과정을 우리는 몇십 년 만에 뚝딱 해치워버렸다. 구술문화의 특성을 완전히 지우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 아닌가. 우리 의식에 아직 구술적 특성이 강하게 남은 것은 이 때문이다."[각주:8]

그러나 이러한 특성들이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지성도 중요하지만 감성이 더욱 더 중요시 되는 사회에서 이러한 구술적 특성들은 앞으로의 인류 발전에도 핵심적인 열쇠가 될 것이다.

  1. 네이버 지식백과http://terms.naver.com/entry.nhn?cid=272&docId=1529632&mobile&categoryId=272 [본문으로]
  2. Orality from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Orality [본문으로]
  3. 윌터 옹 <구술문화와 문자문화> 문예출판사 /머리말, 1,2장 http://blog.naver.com/iocean74?Redirect=Log&logNo=30010460694 [본문으로]
  4. 티 스토리 노마디스트 수유너머N 블로그[무문자 사회와 문자사회] http://nomadist.tistory.com/165 [본문으로]
  5. 네이버 지식백과 월터 옹 : 구술성―문자성 연구 http://terms.naver.com/entry.nhn?cid=3621&docId=1691628&mobile&categoryId=3884 [본문으로]
  6. 윌터 옹 <구술문화와 문자문화> 문예출판사 /머리말, 1,2장 http://blog.naver.com/iocean74?Redirect=Log&logNo=30010460694 [본문으로]
  7. 티 스토리 노마디스트 수유너머N 블로그[무문자 사회와 문자사회] http://nomadist.tistory.com/165 [본문으로]
  8. [진중권의 교양 돋보기|구술문화와 문자문화] [본문으로]

'Project > Hi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굴의 비유  (0) 2013.04.17
창세기 1장~12장 요약과 생각  (0) 2013.03.29
아트라하시스  (0) 2013.03.29
문명의 역사 - 그 서론과 역사의 가치  (0) 2013.03.20
계절과 신화(神話, mythology)  (0) 2013.03.08
posted by 라미크로X
prev 1 next